잘 낫지 않는 아킬레스건염

아킬레스건염 치료에는 운동과 신발이 중요

족저근막염에 좋다는 신발이 아킬레스건염에는 안좋을수도

아킬레스건염에 걸리다

1년넘게 아킬레스건염을 앓아왔었는데 증상의 정도는 약했다가 중했다가를 반복했었던 것 같다. 매일마다 몇 킬로씩 걷는 걸 좋아하는데 그 외에 별도의 운동을 하진 않았었고, 간혹 쪼그려서 뭘 확인해야 하는 일을 할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증상이 안좋아졌던 시기가 그 때였다. 평소에 아킬레스건의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쪼그려앉아서 수 분 이상 자세를 유지할 때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생겨 염증이 더 심화되지 않았다 싶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즐겨 신던 운동화는 나이키 에어로플라이 릴렌트리스 4 였는데 이 운동화는 가볍고 부드러워서 워킹에는 최적이었는데 힐컵 뒤쪽에 약간 안쪽으로 튀어나온 두툼한 부분이 있어서 거기가 아킬레스건을 조금 누르고 있었다. 그 두꺼운 부분이 아킬레스를 누른 상태에서 장시간 걸어다닌 것이 아킬레스건염을 일으킨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닌가 한다.


▲ 가볍고 편했지만 아킬레스건쪽에 뭔가가 튀어나와있던 기존의 운동화


여러 병원을 찾아가다

아킬레스건염때문에 여러 병원을 다녔다. 의사를 신뢰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대에 못미치는 의사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어떤 병원은 프롤로테라피 주사만 놓는 곳이 있는 한편, 어느 병원은 충격파 치료 위주로 진행하기도 했다. 프롤로테라피 주사는 병원마다 그 비용이 제각각이었는데 보통은 초음파 살짝 보는 것과 합쳐서 내원할 때마다 10만원이 넘는 병원비가 나오는 곳이 있던 반면, 어느 병원은 주사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3만원 정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염은 낫지 않았다. 또다른 병원에서는 소염진통제 성분의 약을 처방해주기도 했는데 약도 먹을 때만 조금 통증이 덜할 뿐, 약을 다 먹고 나면 다시 통증이 심해졌다.

그러다가, 가깝지는 않지만 어머니가 추천해주신 병원을 찾아가서 정형외과 의사 한 분을 만났는데 그 의사는 프롤로테라피 주사도 아니고 충격파치료도 아닌, 스트레칭법을 알려주면서 제대로 운동해보라고 했다. 그리곤 다음 주에 내원하되 제대로 운동안해서 통증이 안 가라앉으면 한 달동안 깁스를 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이게 뭔....;;)


우리동네 의사의 추천운동법 ★★★★

우리동네 의사는 나에게 직접 운동하는 방법을 자신이 시범을 보이면서 알려줬는데 간단한 두 가지 스트레칭 운동이었다. 


▲ 아킬레스건염 치료를 위한 스트레칭 운동법

첫번째 운동은 벽에 양손을 짚고 한쪽 다리는 앞쪽으로 살짝 구부린 상태에서 다른 한쪽 다리를 뒤로 곧게 펴서 그 발의 "종아리 뒤쪽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운동이고, 두번째 운동은 계단 끝에 양발의 앞부분으로만 서 있다가 뒤꿈치를 내렸다 올렸다 하면서 "종아리 뒤쪽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는 운동이다. 특히 두번째 운동은 양 손으로 넘어지지 않게 어딘가를 잡은 상태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일부 의학관련 매체들은 이 스트레칭법이 일시적인 통증개선 정도일 뿐, 근원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하고 있다.

나는 이 운동이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운동들을 할 때, 아킬레스건을 늘인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위에 있는 종아리 뒤쪽 힘줄을 늘인다고 생각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종아리 뒤쪽 힘줄을 늘여주어 아킬레스건이 받을 인장력(정확히는 인장응력)을 줄여주는 원리이다.

다리 스트레칭 ★★★★★

나에게 효과가 가장 좋았던 운동이다. 아킬레스건이 늘어나기 전에 종아리,무릎 뒤쪽의 인대가 충분이 늘어나 주게 하기 위한 운동이다. 즉, 종아리와 무릎쪽에서 힘줄이 충분히 늘어나주면 아킬레스건이 그만큼 늘어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염증치료에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위에 언급한 스트레칭 운동법보다 이게 더 효과가 좋았다. 물론 위의 두가지 운동도 꼭 해주어야 하는 필수 운동이다. 아래에 나오는 편심성 수축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이 다리 스트레칭 운동을 먼저 하기를 추천한다.

뒤에 언급하지만, 수술로 힘줄을 늘여주는 시술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운동이 이 다리스트레칭 운동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종아리 뒤쪽에서 수술로서 강제로 힘줄을 늘여줌으로써 아킬레스가 그만큼 안늘어나도 되게 하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다리 스트레칭을 하기 위한 도구로서 텐션밴드가 필요하다. 시중에 제품들이 너무 많아서 선택하는 데에 오래 걸렸지만 스포밴드 45 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양 손에 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잡기 편하다. 숫자가 올라갈 수록 늘어나는 데에 힘이 더 필요하다는 뜻인데 현재 55까지 판매되고 있고, 만약 이 제품을 구입한다면 55로 구입하길 권한다. 45도 운동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써보니 좀 더 잘 안늘어나는 55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는 앉아서 다리를 펴고 스트레칭운동을 하고 있지만, 내가 해보니 저 자세보다는 누워서 해당 다리만 올려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았다. 저 영상은 그냥 어떻게 하는지 설명을 보는 용도로만.. 아래 그림처럼 스트레칭을 하면 되는데, 중요한 점은 무릎을 곧게 펴야 하고 발목 자체에는 힘을 많이 주지 않으면서 발을 최대한 꺾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처음하면 다리 뒤쪽이 엄청나게 찌릿찌릿하면서 아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보면 왜 이 운동이 아킬레스건염에 도움이 되는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이 운동을 할 때 주의점이 하나 있는데 이거 하다가 발에서 밴드가 빗겨나가는 순간 그 밴드는 얼굴을 강타하게 될 것이다. 나도 이거 하다가 눈을 제대로 맞은 적이 있는데 충격이 상당했다. 매우 주의해야 한다. 맨발로 하는 것이 아마 조금 나을지도... 아래 그림상으로 밴드가 빗겨나가면 복부를 강타할 거 같은데 왜 얼굴이 맞냐고 의문이 생긴다면.... 직접 해보면 다리가 저렇게 90도로 되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에 30도 정도에서 밴드를 놓치면 바로 얼굴을 가격하게 된다.


▲ 이 자세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았다.


편심성 수축운동 ★★★★★

댓글로 '농구인'님이 알려주신 편심성 운동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쉽게 생각하자면 양발을 동시에 같은 힘으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힘의 분배를 따로 주면서 한쪽발씩 편심을 주어 운동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 편심성 운동은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운동으로 통증이 어느정도 완화된 후에 시도해야 하는 고급단계의 운동인 것 같다. 미리 준비없이 이 편심성 수축운동을 하면 염증이나 통증이 심해줄 수 있으니 약이나 스트레칭운동으로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시킨 뒤에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염증으로 뼈가 자라날 수 있다

우리동네 의사는 초음파로 내 아킬레스쪽을 관찰하고 나서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뒤꿈치 뼈가 뒤쪽으로 새로 자라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전까지는 '뼈가 자라나는 특이한 체질'인 사람은 그 새로 자라나는 뼈 때문에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반대로 염증때문에 뼈가 자란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의사의 말을 듣고 보니 뼈를 더이상 자라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염증을 하루빨리 없애야 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조금 자란 뼈 때문에 앞으로 걸어다닐때 아킬레스건이 손상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었다.


▲ 염증이 뼈를 자라나게 할 수 있다 (위 사진은 본인이 아님)


신발을 선택하는 방법 ★★★★

앞에서 언급한 스트레칭운동을 하루에 5번 이상 일주일동안 했더니 통증이 상당히 개선이 되었다. 그러다가 제일 위에 소개한 문제의 신발을 신고 세 시간동안 운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저녁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그래서 그 신발을 버려버리고 새 신발을 알아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킬레스건염에 특화된 신발선택법은 거의 없었고 족저근막염을 위한 추천신발들이 몇 있었는데 그 중 아식스 님버스 시리즈와 아식스 퀀텀 시리즈를 추천하는 글들이 꽤 보여서 아식스 매장을 방문했다. 퀀텀의 쿠션은 너무 쫀득쫀득해서 반발력이 셌고, 님버스는 편안한 쿠션감이 좋았다. 그래서 님버스 운동화를 샀었는데 문제는 운동화의 힐컵 뒤쪽이 아킬레스건을 너무 잡아주는 타입이었다는 점이었다. 님버스는 런닝화였는데 런닝화의 중요한 점 중 하나가 달리다가 벗겨지는 일이 일어나면 안되기 때문에 힐컵 뒤쪽을 좁게 만들어서 아킬레스건을 감싸주는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아식스 님버스와 퀀텀 계열은 아킬레스건염을 더 악화시키는 힐컵모양인 것 같았다. 실제로 님버스를 약 한 달 신고 나서 아킬레스건염이 좀 안좋아졌다.


▲ 아식스 님버스 20, 힐컵 뒤쪽이 상당히 좁다.


▲ 아식스 퀀텀 360 니트 2, 역시 힐컵 뒤쪽이 상당히 좁다.

아킬레스건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신발은 힐컵 뒤쪽이 넓은 신발이어야 한다. 런닝화의 도톰한 힐컵부분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신발 선택이 더 어려워지는데 일단 신발 매장을 가서 신어보고 아킬레스건에 덜 닿는 힐컵을 가진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사실 여러 신발매장을 돌아봤지만 제대로 맞는 신발 찾기가 어려웠다.

나이키 매장과 ABC마트를 전전한 결과 나이키 제품 중에 괜찮은 제품군들을 찾을 수 있었다. ①CK 레이서, ②에어맥스 시퀀트 3, ③허라취 계열이 그것들이다. 

아킬레스건염에 가장 좋을 것 같은 허라취 제품은 매장들에 사이즈별 재고가 너무 없어서 (심지어 나이키 강남점에도) 사실상 구입이 어려웠다. 허라취의 단점은 손을 쓰지 않고 신발을 신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킬레스건 환자에게는 너무나 좋은 신발이었다. 인터넷에 팔고 있는 허라취 제품들을 보니 대략 절반이상은 짝퉁 제품들 같아서 그냥 포기했다.

나이키 CK 레이서는 나이키 매장에는 없고 ABC마트에만 들어오는 제품이었는데, 실제 신어보니 아킬레스건을 거의 압박하지 않는 넓은 힐컵을 가진 제품이었다. 힐컵 주변이 두껍지 않아서 착화감이 엄청났고, 다만 쿠션감이 크지 않았다. 


▲ 나이키 CK 레이서, 힐컵이 넓어서 좋다.

나이키 에어맥스 시퀀트 3 는 CK 레이서보다는 힐컵 뒤쪽이 좀 두꺼웠지만 그래도 아킬레스건을 누르는 압박이 미미하면서 에어맥스의 막강한 쿠션까지 가세한 괜찮은 제품이었다. (아.. 이거 쓰다보니 나이키 홍보글 같이 보일 거 같은데.. 나이키나 매장으로부터 10원짜리 한 장 받은 적 없음!!)


▲ 나이키 에어맥스 시퀀트 3, 역시 힐컵이 넓다.

예시를 이렇게 들어봤는데 이제 어느정도 아킬레스건염을 위한 신발을 고르는 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힐컵이 넓고 두껍지 않아 아킬레스를 누르지 않는 신발이면 된다.

쿠션 깔창이 필요할 수도

깔창하면 키높이 깔창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무릎이나 발목건강을 위해 쿠션이 있는 깔창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족저근막염을 앓는 사람들은 따로 구매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쿠션 깔창을 구매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대형마트나 다이소 등에서 파는 깔창들 중에 제대로 된 쿠션깔창을 보지 못했다. 죄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 파는 족저근막염 깔창들을 보고는 가격에 경악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비슷한 제품이 2천원~4천원에 파는 걸 우리나라 옥션에서는 2만원~3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게다가 그 중 하나를 구입해 봤으나 너무 쿠션이 쫀득해서 별로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게다가 생각지도 않은 결함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 구입했던 것 중에 가장 무난했던 제품. 가격도 2천원대로 저렴했다.


▲ 족저근막염 전용 깔창으로 판매되는 제품들 중 하나, 문제가 많다

바로 위 제품을 구입해봤는데, 뒤꿈치 바닥부분에 파랗게 젤부분이 위에서 보이는 부분이 문제였다. 아무 의미도 없는데 단지 비주얼을 위해 파란색 젤 부분을 위로 튀어나오게 하고 나머지를 윗 깔창에 홈을 파서 두 파트를 끼워넣었는데 (이걸 말로만 설명하기 힘들어서 연습장에 구조를 그려봤다) 끼워진 부분의 윗면 높이가 달라서 요철이 생겨있었다. 즉, 깔창을 넣고 신발을 신으면 그 요철부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


▲ 후우.. 이게 뭐라고 연습장에 그림까지 그리면서 작성하는 거냐...

게다가 파랗게 보이는 젤 부분이 그렇게 쿠션감이 좋지도 않았다. 그리고 또 뒤꿈치 부분에만 끼우는 힐패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래 이미지와 비슷한 제품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역시 요철이 생기는 문제 때문에 불편한 제품. 쿠션도 별로다.

쿠션깔창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미리 신발을 큰 치수로 사야 한다는 점이다. 깔창을 사용하면 발바닥의 높이가 올라가기 때문에 아킬레스건 쪽에 신발의 힐컵 뒤쪽이 누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아킬레스건을 자극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냉찜질

아킬레스건염에는 냉찜질이 좋다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 있는데, 아이스박스에 넣는 얼음팩 등을 이용해서 발 뒤꿈치를 냉찜질하는 방법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때 동상에 걸리지 않게 극히 주의해야 한다. 얼음 냉찜질은 20분동안 하고나서 최소한 40분은 쉬어야 한다. 얼음팩 제품 중에는 얼려도 딱딱해지지 않는 젤 성분의 찜질팩 제품이 있는데 다용도 천주머니가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텐스밴드 없이 환부에 고정시킬 수 있었다.


필라테스

필라테스로 아킬레스건염을 나았다고 하는 루머가 내 팔랑귀를 펄럭거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 필라테스 강사를 찾아가 필라테스 강습을 2주일동안 4회를 받아보았다. 필라테스로 발목뿐만 아니라 무릎,골반,허리 등 전반적으로 자세가 좋아지고 몸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지만, 안타깝게도 아킬레스건염이 많이 좋아지진 않았다. 필라테스가 이렇게 좋은 운동인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한 경험이었다. 아킬레스건염을 완치하고 다시 필라테스를 한다면 아킬레스건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마사지

아킬레스건은 혈관이 많이 들어가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염증완화를 위해 마사지가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방법으로서다.

깁스/캠워커

병원에 가서 깁스와 캠워커 중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을 물었으나, 의사는 즉답을 피하면서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깁스는 발을 씻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캠워커는 신발을 착용하더라도 양 발의 높이차가 생겨서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소 한달 정도 착용할 거라면 아무래도 발을 씻을 수 있는 캠워커가 좋을 것 같아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캠워커를 신고 지내보았다. 주로 실내에서 그냥 신고만 있는데 이걸 신고 있으면서 운동은 안했더니 살이 찌는 단점이 있었다. 병원에서 소염제를 처방받아서 "캠워커+약"의 양동작전으로 약 2주 정도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에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귀찮아서 나중엔 안신게 되더라;;;

막연히 깁스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래서 그런지 의사들도 잘 추천은 안한다. 깁스/캠워커 쪽으로 생각을 돌리기 전에 "텐션밴드 운동+계단을 이용한 운동+독하지 않은 처방약"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술...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적이 있다. 아킬레스건염을 포함한 족부전문병원은 많지는 않았지만 웹상에서 검색해 본 결과,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A병원과 이수역 인근에 있는 B정형외과로 압축되었다. 우리동네 병원의사는 TV '명의'프로에 나온 교수님이 계시다는 그 B정형외과를 추천해주었다. 우선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이쪽으로 유명한 A병원을 찾았다. 일단 진료전에 엑스레이부터 찍는 걸 보니 조금이라도 대기시간을 줄여 하루에 진찰할 수 있는 환자 수를 늘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진료들어가서 1분도 되지 않아 MRI를 찍자고 한다...; 뭐 수술을 염두하고 내원했기 때문에 그정도는 예상한 터라 MRI를 찍었다. 왠지 자동화된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위에 올려진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래 이미지는 그 때 찍은 MRI이미지들을 엮어 GIF로 만든 것이다.

해당 의사는 이 MRI를 보고 뒤꿈치쪽 뼈를 좀 깎아내고 종아리를 조금 열고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두 가지 시술을 해야겠다고 설명했다. 그리곤 당혹해하는 나를 보더니 20분이면 된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시술을 20분만에 한다는 말 자체가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별도로 마련된 상담실에서 수술에 대한 상담을 했는데 비용은 입원비까지 대략 240만원정도를 견적해주었다. 하지만 일반병실외에 2인실 이상의 고급병실로 처음에 배정받는 우리나라 병원병동의 씁쓸한 현실등을 고려하면 아마 좀더 비용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날은 집에 돌아갔고, 다음날 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려 했다. 그런데 분명히 어제는 명함까지 주면서 궁금한 거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라고 했는데 막상 여러가지를 물어보려고 하니까 상당히 귀찮아하는 태도를 보였다. 가뜩이나 수술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터였는데 상담실까지 그런 태도를 보이니 더이상 이 병원에서는 볼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아킬레스건염 환우들이 모이는 Daum까페에서 이 병원에서 수술하고 잘못된 사람들의 게시글을 다수 발견하고 나서 이 병원에서 수술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굳어지기도 한 터였다.

그 후 얼마뒤, 이수역 인근의 B정형외과를 찾았다. 명의에 출연했던 교수님이 당시 병원에서 나와서 새로 만든 병원이었다. A병원에서 촬용한 MRI를 보고는 뒤꿈치뼈까지 깎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종아리 뒤쪽의 아킬레스건만 좀 늘여주는 시술이 필요하다라는 진단을 했다. 약간 합리적인 방안으로 생각하고 상담실에서 수술 상담을 받았는데 A병원과는 달리 환자가 걱정하는 부분들을 아주 잘 알고 있던 관록있는 분이 상담을 하고 있었다. 견적은 입원비 포함 150만원정도로 나왔다.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에 족부관련 의사가 한 명 있었는데 예약대기기간이 너무 길어서 이때쯤 시간이 되어 진료를 보러 갔다. A병원에서 찍은 MRI를 보여줬더니 이 정도면 수술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얘기했다. 하루에 4km정도 한 4일이상 걸으면 그 때부터 통증이 찾아오는 현재상태에서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그냥 쓰라니. 예약환자가 넘쳐나니까 그냥 대충 막 진단해버리고 치우려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나는 결국 이 의사말대로 수술을 안하게 되어버렸으니....

가는 병원마다 다른 얘기가 나오니까 더욱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B정형외과에서 수술을 하기로 하고 수술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기다리는 와중에 아킬레스건염 환우들이 모이는 까페에서 수술후기들을 꼼꼼히 읽어나갔다. 그 까페에서 실제 수술을 받고나서 받는 후유증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 뒤꿈치 뼈를 깎은 분들 중 상당수가 겨울에 바람만 불어도 수술받은 부분이 시리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고, 수술후 1년이상 지나도 수술부위가 아프다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글들을 계속 읽다보니 결국.... 수술을 취소하고 말았다.

※ "텐션밴드 운동법+계단에서 하는 운동법"으로 다 나은 후... 수술안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에도 신경을 써야 ★★★★★

아킬레스 건염으로 처방받는 약들 중에는 부작용이 큰 약들도 있으니 성분을 검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 동네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중에 아침에만 먹는 약에 포함된 것중에 소론도정이라는 약이 있었다. 그 병원에서는 이 약이 어떤 성분인지는 얘기해주지 않았다. 뭐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그런데 최근에 서울대학교병원을 방문했다가 이 약에 대해 물어봤는데 부작용이 상당한 약이라고 열흘이상 복용하면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네 병원이 그렇듯이 2주정도 약을 처방해주고 다먹고 다시 내원하면 같은 약을 다시 처방해준다....;; 귀찮겠지만 처방받은 약 성분을 구글에서 검색해보고 위험한 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할 듯 하다. 서울대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은 비모보정 한 가지 였다.

운전할 때 특히 조심해야 ★★★★★

운전시에는 아킬레스건에 계속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 운전은 아킬레스건염에 안좋을 수 있다. 특히 구두를 착용한 상태에서 장기간 운전을 한다면.... 그 전에 몇 달동안 노력해서 겨우 완화시켜놓은 아킬레스건염 상태를 단박에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운전은 가능한 한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한다면 운전할 때만 신는 아주 극도로 편한 신발이 필요하다. 힐컵이 넓은 운동화가 아킬레스건염 환우들에게 좋은 것은 맞지만, 운전할 때의 발 각도를 떠올려 보면 힐컵 뒤쪽 끝에 아킬레스건이 조금이라도 눌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예 아킬레스 쪽에 압박을 전혀 주지 않는, 예를 들면 크록스 슬리퍼 같은 운전 전용 신발이 별도로 필요하다. 나는 차에 운전용 크록스슬리퍼를 두고 운전할 때마다 그 신발을 신었다. 그리고 다른 차를 운전할 일이 있다면 옛날 초등학생들처럼 크록스슬리퍼가 들어있는 신발주머니를 들고 다녔다. 특히 크록스슬리퍼를 추천하는 이유는 편하기도 하지만 밴드가 있어서 혹시 발과 신발이 이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라이트라이드라는 쿠션까지 좋은 제품이 나오고 있으니 강력추천한다. 사이즈는 크록스신발의 밴드가 아킬레스건을 압박하지 않을 정도면 된다. 반치수 큰 사이즈 정도면 좋을 것 같다. 매장에서 신어보고 최적의 치수를 선택하여야 한다.

치료기(완료)

[과거작성] 현재는 스트레칭 운동과 아킬레스건을 누르지 않는 신발 선택으로 치료 중인데, 일상생활 중에 걷지 않을 수는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자극 및 염증은 계속되고 있다. 아킬레스건염은 치료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질병이라고 한다.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주사, 프롤로테라피주사, 충격파요법 등등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질릴 정도로 잘 낫지 않는다. 자라난 뼈를 제거하고 싶지만 수술 후 최소 두달이상 발을 못쓴다고 하니 쉽게 수술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수술하고나서 후회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수술을 꺼리게 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하루에 5km정도 걸어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통증이 심했을 때에는 300m만 걸어가도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초기에 비해서 '스트레칭+편한신발'로 관리한 후부터는 약간 통증이 개선되고 있고, '캠워커+약'의 양동작전으로 통증없애기에 도전해보았으나 염증은 없어졌는데 살이 부룩부룩 찌고 있다.

[과거작성] 최근에 업무상 하루에 3km 이상씩 매일 걸어야 하는 일에 투입되었는데, 현재 2주째인데 오히려 약간 통증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 코스는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는 코스(업무상 비밀)이기 때문에 신기하게 생각했다. 우리 집은 고도가 상당히 높고 동네가 높은 지역이라 집에서 시작되는 모든 걷기코스는 경사가 있는 코스였다. 헌데 경사가 거의 없는 길을 3km씩 매일 걷고 있는데 통증이 덜해진다? 약도 먹지않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과거작성] 평평한 코스로 매일 3km이상씩, 중간중간에 저 위에서 설명했던 두 가지 운동을 틈틈히 해주면서 걷고 있는데 통증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아, 물론 매일 냉찜질은 계속하고 있다. 보통 집에서 시작하는 경사 있는 코스는 걸어봐야 더 악화되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하여튼 to be continued.

[완치 후] 텐션밴드 운동과 계단에서 하는 운동들 + 몸에 독하지 않은 처방약 등으로 완치가 되었다. 맨땅에 헤딩을 근 2년 가까이 하면서 기록한 이 포스트가 많은 아킬레스건염 환우들께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결론

▶ 텐션밴드 운동법 (가장 중요!!) ★★★★★
▶ 두 가지 스트레칭 운동 (특히 계단을 이용한 스트레칭과 편심성 수축운동 중요!!!) ★★★★★
▶ 힐컵이 넓고 뒤꿈치에 압박을 주지 않는 신발 착용 ★★★★
▶ 독하지 않은 처방약으로 염증 완화 ★★★★★
▶ 쿠션깔창(젤 재질은 별로)+큰 신발
▶ 냉찜질
▶ 마사지
▶ 오래 걷지 않기
▶ 깁스/캠워커
▶ 수술은 가능하면 진짜 최후의 수단으로만 생각
▶ 걷는 운동을 한다면 평지코스를 추천

사람의 생각을 대신해 주는 서비스는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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