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텍스 타입 F 키보드 :: 합리적인 "덱헤슘"

"볼텍스"라는 키보드를 최근에 듣게 되어서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덱(Deck) 키보드의 덱헤슘 키보드와 상당히 비슷한 키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웹상에는 덱헤슘의 공장라인에서 생산하는 거의 같은 제품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볼텍스 타입 F"의 정보들을 알게 되었는데 덱헤슘 키보드의 "아류작"격인 제품이라는 것이다. 외관상의 차이점은 텐키 위의 기능키가 없는 것 뿐이었다. 같은 공장라인에서 생산되지만 다른 브랜드.. 라는 것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수많은 공산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흔한 경우이다. 나는 이미 덱헤슘 프로 CBL-108P를 사용하고 있었다. PBT키캡에다 별도의 하우징까지 해서 20만원을 훌쩍 넘는 거금이 들어갔었다. (손가락 관절이 좋질 않아 키압이 낮은 키보드가 필요했고, 덱헤슘 갈축은 손가락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제품이었다.) 그런데 볼텍스 타입 F 키보드는 13만원대의 가격대에서 덱헤슘과 거의 같은 성능(매크로와 LED기능 등 제외)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이중사출 PBT 키캡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고, 게다가!!! 화이트 색상의 (말도 안되는) 아름다운 바리에이숑까지 확보하고 있었다. "아아.. 화이트..;;"를 외치며 구입을 하려했었지만 역시 화이트-갈축 제품은 인기가 많고 재고가 부족해서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블랙 제품으로 구입했다.

볼텍스 타입 F 키보드 :: 또 하나의 덱헤슘

덱헤슘의 느낌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체험

덱헤슘의 장점들이 곧 볼텍스의 장점

덱헤슘 키보드를 구입하고 나서 약 3개월 동안 사용했다. 항상 손을 청결히 하고 마치 신주단지처럼 키보드를 다뤘고, 컴질을 하다 코에 피지라도 만졌다간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다시 깨끗이 씻고 다시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러다보니 손끝에 주부습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20만원이 넘는 고가의 키보드에 코딱지를 묻힐만큼 부자가 아니기에 덱헤슘 키보드는 말그대로 나에게 '신주단지'로 모셔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중고로 처분했고 당시 구입자는 스크래치 하나 없는 키캡들을 보고 상당히 만족해 했던 기억이 난다...;; (덱헤슘 키캡 표면은 원래 좀 튼튼하다.) 하지만 덱헤슘을 고이 떠나보낸 후 멤브레인 키보드의 러버돔을 개조해서 키압이 엄청나게 낮게 사용해왔지만 왠지 덱헤슘 갈축의 '찰진손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볼텍스 키보드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합리적인 가격에 덱헤슘의 찰진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


▲볼텍스 TYPE F 키보드 (블랙, 갈축)
※사진 진짜 못찍는다..

원래는 화이트 색상의 갈축을 구입해서 제닉스 칼라 PBT 레인보우 키캡으로 색놀이를 해보려고 생각했었지만, 볼텍스 블랙 키보드의 하우징은 크롬(실버? 그레이?)계열이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언젠가는 해보리라..) 볼텍스 타입 F 키보드는 역시 덱헤슘 키보드와 너무나 비슷했다. 물론 LED의 기능들이나 매크로가 안되는 부분을 제외하면 너무나 흡사했다. 덱헤슘 키보드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볼텍스 키보드가 거의 덱헤슘 키보드라는 걸 잘 알 수 있으리라. 체리축에 PBT키캡(한글까지 각인되어 있다!!! 물론 한글부분에 LED빛은 투과가 안되지만)의 좋은 키감은 덱헤슘과 거의 똑같았다. 하우징 구조도 거의 흡사했다. 같은 공장라인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전반적인 품질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약간 아쉬웠던 부분들

"볼텍스 키보드의 장점은 곧 덱헤슘 키보드의 장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니 볼텍스 키보드의 많은 장점에 대해서는 더이상 열거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널리 알리고 싶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덱헤슘 PBT의 느낌을!!!) 하지만 몇 가지 단점도 보였는데 그렇게 크리티컬 대미지는 아니었다.

우선 키의 배치가 약간 맞아떨어지지 않는 듯 했다. 아래의 사진은 볼텍스 키 배치의 일부인데, 키의 배치가 선이 딱딱 완전히 맞지는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키캡의 아래부분의 선은 상관없지만 키캡의 표면부의 라인은 어느정도 맞춰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키캡의 생산시의 편차 때문인지 오른쪽 시프트키의 경우 그 왼쪽의 키 라인과 약간의 이질감이 있고 엔터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우측의 경우에는 시프트키가 마찬가지로 라인이 좀 맞지 않았지만 탭이나 캡스락 키는 괜찮았다. 그럼 덱헤슘의 경우는? 덱헤슘의 키배치 평면도에서는 라인이 완전히 맞게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표면부의 라인은 정확하게 맞지 않았었다. 하지만 볼텍스의 경우는 약간 더 이격되어 있었다. 물론 사용상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볼텍스 타입 F의 키 배열


▲덱헤슘 키보드의 키 배치도면


▲덱헤슘 키보드의 실제 키 배열

그리고 키캡의 표면에 대해 약간 아쉬웠는데, 물론 PBT키캡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만족스럽고 볼텍스 키보드의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ABS키의 매끈한 표면보다 PBT의 약간 거친 표면이 더 좋게 느껴지는 사용자가 대다수여서 아마 PBT키캡을 적용시켰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PBT의 재질이라서 표면이 거친 것은 아니고 키캡 표면에 거칠게 하는 표면 처리를 따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근거는 PBT키캡의 안쪽표면을 보면 알 수 있었는데, 키캡의 안쪽은 ABS 키캡과 마찬가지로 매끈한 편이었다. 따라서 PBT재질 자체가 거친표면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같은 표면처리를 했을 때 ABS의 경우보다 PBT의 경우가 그 지속성이 더 오래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몇달동안 덱헤슘 PBT 키캡을 만졌어도 스크래치가 거의 나지 않았는데... 볼텍스의 PBT 키캡의 표면은 스크래치가 상대적으로 약간 잘나는 것 같다. 신품 개봉시 스페이스키와 캡스락 등 일부키에 이미 스크래치가 살짝 나 있었고, 스태빌라이저 윤활작업한다고 몇몇 키를 제거하고 만지고 하면서 스크래치들이 다수 더 발생했다. 덱헤슘의 경우, 같은 작업을 하고 몇달을 썼는데도 키캡의 표면에 스크래치가 거의 나지 않았는데... PBT키캡의 표면처리 강도(?)가 덱헤슘 PBT키캡이 좀 더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느껴졌다. 따라서 키캡의 표면이 맨들맨들해 지기까지의 시간이 볼텍스의 PBT키캡이 조금 더 짧을 것이라 예상한다.(아흑..;) 나는 맨들맨들한 키캡표면을 정말 싫어하는데 나중에 그렇게 되면 키캡을 새로 사서 교체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 지갑이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사용상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좌측 윈도우키, F12키의 LED밝기는 조절불가

그리고 F12키와 좌측 윈도우키의 LED밝기가 조절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는 LED기능을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는 좀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볼텍스 키보드의 LED밝기 조절은 'FN'키+숫자키(0~8)의 조합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키의 LED 점등 밝기는 항상 가장 밝은 레벨이다...;; 좌측 윈도우키는 윈도우 락을 걸어버려서 꺼버릴 수 있는데 F12키는 무한동시입력기능(N KEY 롤오버 기능)를 "켜"지 않는 이상 끌 수 없다. 차라리 그 기능을 쓸 때 켜지면 괜찮았을 것을... 안쓸 때 켜지게 하니까 좀 거슬린다. "덱헤슘과는 다르다! 덱헤슘과는!"을 표방하기 위해 텐키위의 특수기능키를 아예 빼버린 볼텍스 키보드이겠지만, 그 키들을 없애버린 대신 조금 지저분한 방법으로 STATUS를 표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아쉬웠다. 나중에 펌웨어 업데이트로 F12의 점등은 무한동시입력기능을 ON 시켰을 때 이루어지는 것으로 바뀌면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이 부분도 사용상의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리고 같은 체리축의 갈축인데도 덱헤슘일 때와 볼텍스일 때의 키압과 키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볼텍스의 키압이 덱헤슘의 키압보다 조금 더 높게 느껴졌다. 물론 덱헤슘을 써왔기 때문에 질이 들여져서 좀더 키압이 낮게 느껴졌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사실 덱헤슘 쓸 때 거의 신주단지로 모시고 있었지 정작 사용은 별로 하지 않았었다. 물론 똑같은 체리축에 거의 같은 바디에 거의 비슷한 PBT 키캡인데 키압과 키감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그다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분명히 존재했다. 갈축의 경우에 국한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체감해봤을 때에는 덱헤슘 갈축이 볼텍스 갈축보다 키압이 조금 낮고 좀더 경쾌했다. 그래서 혹시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 건가 싶어서 구글링을 해봤더니 아래의 동영상이 검색되었다. 덱헤슘 키보드와 볼텍스 키보드를 같이 놔두고 하나씩 타건해 보는 영상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의견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이건 덱헤슘의 키감이 아니야!!"랄 정도는 아니고, 거의 비슷한 키감과 키압인데 조금 다른 것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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