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잔혹범죄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흔하게 보이던 기사 중 하나는, '폭력적인 게임'을 하다가 범죄자가 되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제는 흔한 레파토리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데, 특히 총기관련 사고(주로 미국에서)가 발생하면 그 피의자가 폭력적인 게임을 했었다는 둥, 그런 게임때문에 총기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냐는 둥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폭력적이지 않은 게임의 비중이 얼마나 클까? 축구 같은 스포츠게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이 씹고뜯고맛보고즐기....는 게 아니라 때리고 쏘고 찌르면서 싸우는 장르가 아니었나말이다. 하다못해 닌텐도의 슈퍼마리오도 주먹으로 벽돌을 부숴대고 거북이몬스터를 밟아버리는 '무자비하게 폭력적인' 게임이지 않는가. 여하튼 게임에 대한 일방적인 때리기 기사가 남발되는 현 시대에, 최근에 독일의 한 의과대학 연구진이 폭력적인 게임과 실제 폭력성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폭력적 게임과 범죄와의 연관성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등하게 다루어야


게임의 순기능은 감추는 언론

한국 스켑틱 vol.6에 나온 [비디오게임이 살인마를 만드는가 -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과 범죄의 상관관계]라는 기사는, 기존에 천편일률적으로 게임을 폭력적이라고 씹어대던 생각없는 언론들과는 달리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게임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졌다고 평가된다.

그 기사에서는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폭력적 게임 씹어대기'가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사실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 또는 총기에 의한 각종 범죄가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총기소지가 사실상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짓는다.

오히려 (비디오)게임은 사람들의 공간지각능력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신경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현저하게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두뇌의 능력 뿐만 아니라 게임이 감정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는데 일정시간 달리기를 할 때 나타나는 '러닝하이'의 쾌감과 비슷한 감정이 게임을 몰입할 때 발생하고, 이는 청소년의 학업성적과 자긍심을 올리고 불안수준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도 그 기사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언론에서는 각종 잔혹범죄만 발생하면 폭력적인 게임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냐면, 그 기사에서는 '도덕성 공황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이론은 처음보는 생소한 매개체가 등장하면 사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연료삼아 그런 매개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1940년대에 미국에서 TV가 나왔을 때, 1950년대에 만화책이 나왔을 때, 심지어 엘비스 프레슬리가 등장했을 때에도 이런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비디오게임이 폭력을 조장한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1996년부터 2011년까지 15년간 비디오게임 판매량과 청소년 범죄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비디오 게임의 소비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청소년 폭력 범죄 비율은 낮아졌다고 한다.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 연구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개개인의 공격성을 부추기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 연구진이 지난 4년 동안 적어도 하루에 2시간 남짓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한 사람들의 집단과 게임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된 통제집단을 비교한 결과, GTA(Grand Theft Auto) 등과 같은 폭력적인 '1인칭 슈팅 비디오 게임'이 사람들을 더 공격적인 성향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GTA는 가상의 범죄 조직원이 되어 더욱더 과감하고 대담한 범죄에 도전하는 게임으로, 현재 가장 인기있는 비디오게임 차트 20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 2015년 영국 솔프드 지역의 한 정치인은 빈발하는 총기 폭력이 이런 GTA와 전쟁게임 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는데 이것이야말로 게임을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비디오게임과 폭력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참가자들이 폭력적인 게임을 한 직후나, 하는 동안의 정신 상태를 평가했다. 반면 이번 연구진은 테스트를 수행하기 전에 장기적으로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3시간을 기다렸다.

공격성과 공감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두 집단의 참가자들에게 심리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MRI로 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했다. 스캔하는 동안 감정적인 반응을 유도해내기 위해 심각한 이미지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만약 자신이 이미지 속 상황에 연루된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상상해보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설문을 통해 게임을 한 사람과 안한 사람 사이에 공격성의 수준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MRI 자료에서도 두 그룹은 비슷한 신경반응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그레고르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비디오게임의 장기적인 영향력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권장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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