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핀 베스 선택 요령

파라핀 베스는 파라핀을 용기에서 녹여 손같은 환부를 넣고 온열치료를 하는 물리치료용 의료기이다. 정형외과 병원의 물리치료실에 가끔 볼 수 있는 장비이기도 하다. 손에 통증이 있을 때 가벼운 치료를 위해 흔히 사용되는 이 파라핀 베스는 가정에서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의료기 판매하는 곳에서 구입할 수 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가격대는 4만원대 부터 수십만원 대까지 다양하지만 정작 구입하려고 할 때에는 어떤 제품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번 포스트는 파라핀 베스를 선택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어떤 제품들은 정작 파라핀을 잘 녹이지도 못하는 것들이 있고 소비자가 이를 제조사에 따지면 자기네들이 주장하는 특정 온도까지만 나오면 불량이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제조사도 있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파라핀을 잘 녹일 수 있도록 온도가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입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파라핀 베스 선택 요령

은근히 어려운 선택의 기로


온도의 적절성

파라핀 베스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이다. 치료를 위한 적정온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파라핀이 완전히 녹는 온도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파라핀 베스는 손의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데 그래서 손을 폈을 때의 사이즈를 기준으로 제품크기가 결정되는 듯 하다. 그래서 평면상의 크기는 예상보다 약간 큰 편이다. 보통 손을 쾌적하게 담그기 위해서는 파라핀 3개~4개 정도를 녹여놓는데 녹는 시간은 보통 4시간~5시간 정도이다. 문제는, 파라핀 베스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파라핀 양에 따라 완전히 녹일 수 있는 온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대충 제품을 만드는 바람에, 파라핀 4개를 넣고 하루종일 녹여도 완전히 녹지 않는 제품들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접 테스트를 해봤는데, 파라핀 3개를 녹이기 위해서는 약 56도 정도면 되었고 4개를 녹이기 위해서는 58~60도 정도가 필요했다. 이 쯤에서 온도와 갯수가 무슨 상관이냐는 아주 정상적인 의문이 들 수 있다. 열이 당연히 파라핀 전체에 똑같이 고루 전달된다면 온도와 파라핀 갯수는 당연히 상관이 없다. 몇 개를 넣어도 잘 녹을 수 있다. 하지만 파라핀 베스는 주로 바닥판이 일정한 온도 (온도조절이 되는 경우 최대온도)로 가열되고 벽쪽에도 다소 가열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파라핀이 녹으면서 대류현상이 일어나는데, 밑바닥쪽에서 가열된 액체파라핀이 상층부로 올라와서 외기와 닿으면서 식는다. 그래서 일부 파라핀 베스 제품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제일 위쪽에 파라핀 덩어리들이 끝까지 녹지 않고 둥둥 떠있을 수 있다.

이 현상을 심화시켜주는 또 하나의 원인은, 55도쯤에서의 액체 파라핀은 밀도가 다른 층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즉, 완전히 녹은 층은 위쪽에,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렵지만 뿌옇게 아주 약간 덜 녹은 층은 바닥에 깔린다. 이 때 바닥에서 전달되는 열이 약간 덜 녹은 층에 막혀 위쪽으로 전달이 안되고, 대류현상을 막는 상황이 되는데 이 때의 온도가 대충 55도 정도라는 거다.

따라서 55도 정도의 제품으로는 파라핀 4개를 녹이는 데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60도 정도까지 지원하는 제품이 파라핀을 녹이는 데에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주의할 점 제조업체들이 60도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 사용해 보면 알겠지만, 60도 정도면 상당히 뜨거운 상태이고 이보다 더 뜨거웠다간 화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60도의 파라핀에 손을 약 30분정도 사용해봤더니 살갗이 허옇게 약간 익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볼 때에는 치료목적으로는 55도 정도가 적당했으나, 문제는 55도에서는 파라핀 4개가 완전용해가 힘든 온도라는 점. 제조회사의 입장에서도 "사용자의 안전이냐, 파라핀의 용해성이냐"의 딜레마에 빠질 듯 하다.


용해 시간

대부분의 파라핀 베스의 녹는 시간은 4~5시간이다. 제품 사양에 적혀있는 용해시간을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면 절대 안된다. 용해시간은 당연히 파라핀의 양에 비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60도 기준으로 파라핀 3개는 3시간, 4개는 4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어떤 제품은 3시간으로 적혀있고, 어떤 제품은 4~5시간으로 적혀 있어서 3시간인 제품을 산다....라는 건 바보짓이다.

제품들 중에 용해시간이 1시간도 안되게 짧은 제품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뜨거웠다는 후기들과 내구성 문제를 토로하는 후기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으니 주의.



내구성

일부 제품들의 후기에 몇 개월도 안가서 고장이라는 댓글들이 다수 달려 있으면, 그 제품 구입을 권하지 않는다. 아주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르지만, 이는 그 제품의 품질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해당 생산라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무조건 싸다고 그 제품을 선택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예약기능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밥먹고 파라핀 베스를 켜면..... 밤 12시 넘어서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혼자 사는 직장인들이 파라핀 베스를 사용한다면 예약기능이 있는 것이 시간절약을 위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예약기능이 있는 많은 제품들에게서 더 불편한 점들도 발견되었다. 문제는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당연히 애플이나 삼성같은 대기업에서 만들었다면 사용자 친화적인, 그리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했겠지만,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파라핀 베스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영세업체이고 상당수는 중국제품이기에 예약 및 즉시사용을 위해 요구되는 조작법이 너무 불편하고 까다롭고 직관적이지 못하다. 내가 쓰고 있는 제품은 제일 일반적인 가격의 두 배가 넘는 고가 제품인데도 예약을 위한 조작은 매뉴얼 없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하고, 즉시 사용하려고 해도 매뉴얼을 보고 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 (에잇! 유니텍(원진)제품이닷!!) 타 제품들도 버튼 배열된 거 보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집에 가족이 있거나 평일에 집에 계시는 분들에게는 차라리 예약기능이 없는 제품을 권한다. 조작이 편하고 쉽기 때문이다.


원활한 AS

국산제품이든 중국제품이든 제품만 괜찮다면 OK. 하지만 국산제품임을 강조하면서 판매설명 부분 어디에도 AS연락처가 없다면? 그리고 해당 제조회사를 검색했을 때 찾기가 불가능에 가까운 회사라면? 어렵게 연락처를 찾았더라도 전화해봤을 때 전화가 안된다면? 국산제품인데 회사 연락처도 없고 회사 정보도 없다면 그들이 정말 그 제품을 생산하는지, 아니면 중국제품을 그냥 국산이라고 속이는 건지 진실을 알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구입하기 전에 선택한 제품의 제조회사에 전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통화가 되고 AS에 대한 부분도 장담을 받는다면 (나중에 어떻게 태도가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약간 마음을 놓을 수는 있지 않을까?

사람의 생각을 대신해 주는 서비스는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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