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슬림형에서 나는 괴상한 귀뚜라미 소리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의 슬림형 모델인 CUH-2017에서 이상한 소음이 나고 있다. 이전 모델에서 나던 기본적인 메인 쿨링소음 이외에 "치치치치치치치치" 또는 "쯔즈즈즈즈" 또는 귀뚜라미 소리(?)같은 이상한 소음이 함께 나고 있는 것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PS4 슬림형에서 나는 이상한 잡음에 대해 간단한 언급만 했었는데, 이게 무시할 정도의 잡음이 아니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좀더 심층적으로 접근해 보기로 한다. 일단 내 PS4 구동환경은, 쿨링이 더 잘되도록 공중부양용 스폰지(다이소에서 의자에 씌우는 제품, 1000원)을 본체 바닥에 붙여놓았고, 게임할 때마다 본체를 TV장에서 꺼내 오픈된 바닥으로 빼내기 때문에 흡기 및 배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PS4 슬림(CUH-2017A)에서 나는 이상한 소음

메인 쿨링팬 소리와는 다른 또 하나의 소리

슬림형 초기모델은 위험한가

PS3적에도 최초의 슬림형 모델은 문제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쿨링팬 소음이 컸고, 온갖 잡소리 심지어 열받은 프라스틱 케이스가 팽창하거나 수축하면서 어딘가와 맞물리던게 빠지는 듯 한 "딱! 딱!"하는 소리까지 있었다. 이 증상은 그 세번째 모델인 2505에 가서야 많이 사라졌다. 이번 PS4 슬림 첫번째 모델 CUH-20XX은 사실상 "원가절감형 모델"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히트파이프 제거, 광단자 제거 등을 보더라도 알 수 있지만, 신경쓰이는 잡소리로 봐도 뭔가 메인 쿨링팬을 작게 하면서 그 품질까지 하향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히트파이프 제거 덕분인지, 본체 밑바닥의 온도는 이전모델보다 더 뜨거워진 듯 하다. 발열에서 이전모델보다 개선이 있다고 들었지만 직접 손을 대서 확인해 본 결과 그렇지도 않았다. 1205는 본체 윗면의 발열이 심하고 밑면은 별로 없었던데 반해, 2017은 그 반대였다. 


소음 1 : 귀뚜라미소리

일단 최대부하시 쿨링팬 소리는 전체적으로 이전 모델보다 조용해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대 부하시, 일반 부하시, 기본 메뉴 구동시 등등 각각의 케이스에 대해 비교하면 좀 더 복잡해 지겠지만, 그래도 내 결론은 같다. 가장 신경쓰일 때의 쿨링소음은 이전모델(1205)와 슬림형(2017)은 비슷하다. 언챠티드 4 플레이시 두 기종의 소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동영상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슬림형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들리는 '본체 우측면의 귀뚜라미 소리'는 사실 1205버전에서도 존재하는 소음이다. 하지만 1205의 귀뚜라미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나 슬림 2017공정에서는 신경쓰일 정도로 커진 듯 하다. 아래 영상은 문제의 귀뚜라미소리를 담아본 것인데 특이한 것은 화면에 GPU부하가 좀 크게 발생할 만한 시점부터 그 소리가 나기 시작하다가 콘트롤러의 PS버튼을 눌러 해당 게임을 종료시키는 순간 그 소리는 없어져버린다는 점이다. 

▲ 문제의 귀뚜라미소리. 게임플레이시에만 난다.

▲ 배트맨 아캄나이트 플레이시의 소리. 메기솔V일 때보다는 싸이클이 약간 길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본체 우측쪽(usb단자 있는 쪽)에서 잘 들리는 이놈의 귀뚜라미소리(?) 또는 끼리끼리끼리끼리 소리는 도대체 왜 슬림형에서 특히 크게 들리는 것인지...  물론 원가절감형 모델이기에 어딘가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예상치도 못한 희한한 잡 소음이 추가가 될 줄은 누가 알았으랴. 소음에 한해서라면 개선이 아니라 개악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아직 한 가지 남아있는 가능성이라면, 혹시 내 PS4 슬림형이 불량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후 역삼동 플레이스테이션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여 기기를 점검받았으나 슬림형 2017공정은 다 그런 소리가 난다는 것을 서비스센터에 있는 다른 같은 기종의 콘솔을 구동함으로써 확인하였다.)


소음 2 : HDD소리

HDD 읽는 소리가 1205공정에 비해 크게 나는 것을 확인했다. 1205B에 들어있는 HDD와 2017A에 들어있는 HDD 모두를 분해해서 따로 소음테스트를 해보았으나, 슬림형 2017A에 들어가는 HGST 500G HDD 고유의 소리는 아니었다.

▲좌측이 1205B에 들어있던 1테라 하드, 우측이 2017A에 들어있던 500G 하드

두 기종 모두 핀 소음은 났고 1205B의 HDD의 핀소음이 훨씬 더 컸다. 하지만 왜 콘솔에서 들리는 HDD소음은 1205B이 2017A보다 더 작게 느껴질까. 나는 그 이유를 쿨링구조와 베이커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1205B에서 HDD는 콘솔 상부에 위치해 있고 베이커버는 두껍기 때문에 HDD자체에서 유저까지 오픈된 직선루트가 없다. 쿨링을 위한 흡기가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발생해서 HDD를 통과하므로 흡기구멍을 통해 HDD와 유저 사이의 직선적인 소음전달루트가 생기지 않는다. 즉, 발생하는 소음이 유저에게 직선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HDD에서 발생하는 핀소음의 상당부분이 감소한다. [아래 그림 참고]

▲ [CUH-1205] 저 든든한 베이커버는 HDD 소음 차폐에 효율적이다

▲ [CUH-1205] 공기가 밑에서 위로 들어가며 HDD를 쿨링시키는 구조

슬림형 CUH-2017의 경우는 HDD가 콘솔본체의 하부에 위치해 있으며 HDD를 쿨링하기 위한 흡기방향이 위에서 아래의 방향이기 때문에 HDD의 소음이 흡기구멍을 통해 유저에게 쉽게 전달되고 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색 화살표가 HDD소음이 유저에게 전달되는 방향이다. 빨간색은 쿨링 흡기방향] 게다가 CUH-2017의 하드 베이커버는 상당히 얇기 때문에 그다지 차폐효과가 없는데 그것도 그럴것이, 바로 옆에 흡기 구멍들을 통해 어짜피 소음은 쉽게 새어나가게 되어 있는데 굳이 베이커버를 두껍게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HDD소음 차폐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것 같다. 

▲ HDD 소음차폐는 아예 포기한 듯한 CUH-2017

추가적으로 슬림형 CUH-2017 HDD에서 나는 '동적 고주파음(지속적으로 계속 잉~하면서 나는게 아니라 불특정하게 지직~직~ 하면서 나는)'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 소리는 1205모델 HDD에서는 들리지 않던 소리인데 만약 HDD 소음 차폐에 조금 더 신경썼다면 이런 소음은 유저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터라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1205B 버전이 좋아보이는 건 왜일까

PS4 CUH-1205B (1테라 모델)과 이번 PS4 슬림 CUH-2017A(500G 모델)을 써본 결과 소음에 있어서 다음의 세 가지의 비교가 가능했다. 여기서 기준은 TV장같은 막힌 곳이 아니라 완전히 오픈된 위치에서 CPU와 GPU의 부하가 모두 높은 편인 타이틀(GTA5, 메탈기어솔리드5, 아캄나이트 등)을 최소 20분 이상 플레이 했을 때이다. 

  1. 쿨링팬 소음 : 처음에는 2017A가 적지만 풀 부하가 걸릴 즈음부터 둘다 비슷. 순수한 쿨링소음만 비교하면 그래도 슬림2017공정이 작음.
  2. HDD 읽는 소리 : 구조적 차이 때문에 1205B가 2017A보다 확실히 조용했음.(HDD자체는 1205B에 들어있던 HDD의 핀소음이 더 크다) 2017A는 하드 읽는 소리(라고 하기보다 긁어대는 소리)의 음색이 좀 거슬리는 톤인데다가 게임을 하지않고 시스템 메뉴만 띄워져 있는 상태에서도 자주 디스크를 읽어댐. 고주파음도 추가적으로 들림.
  3. 귀뚜라미 소리 : 2017A에서만 들렸던 기괴한 소리. 위치는 PS4 우측 쪽, 그리고 후방보다는 전방에서 더 크게 느껴졌는데 2017A 분해영상을 찾아봤더니 그 위치는 쿨링팬 위치였다. 쿨링팬 부근에서 들리는 쿨링팬 소음이 아닌 다른 무언가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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