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투톤 키캡 장착기

'키캡놀이'란 보통 기계식 키보드에 국한하는 것으로, 키보드의 해당 스위치와 호환하는 써드파티 커스텀 키캡을 구입해서 갈아 끼우면서 키보드 자체의 시각적인 만족을 얻고자 하는 취미활동(?)이다. 보통 '체리MX스위치'와 호환되는 커스텀 키캡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인기있는 제품들은 쉽게 품절되곤 한다. 키보드 자체에 대한 취미를 가지게 되면 한동안 빠져나오기 힘든데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이 키캡놀이가 아닌가 한다. (물론 키보드 본체와 스위치 쪽에 어느정도 안착할 대상을 찾고 난 후에 시작되는 취미이겠지만)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 뿐만 아니라 일부 멤브레인 키보드에서도 제한적이지만 키캡놀이가 가능한데 아이락스 K10(텐키리스 바리에이션은 K20)의 경우 플런저 키보드인데 체리MX스위치에 호환되는 기계식 키캡을 끼울 수 있고, 맥스틸(MAXTILL) 트론 G550 키보드에도 체리MX스위치 호환 기계식 키캡을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멤브레인 계열 키보드에서 키캡놀이가 가능한 제품이 생겼는데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이다.


제닉스 스톰엑스 제닉스 타이탄 키보드 투톤 키캡 장착기

의외로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

맥스틸 트론 G550 플런저 키보드의 경우 기계식 커스텀 키캡을 끼울 수 있게 설계되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체리MX스위치와 호환되는 다양한 키캡을 끼울 수 있다. 키보드의 키캡 자체도 시중에 판매되는 커스텀 키캡의 높이와 어느정도 맞춰서, 커스텀 키캡 일부를 장착해도 기존 키캡의 높이와 이질감이 별로 없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G550키보드의 거의 유일하고도 치명적인 단점(이건 개인적인 편차가 있습니다.)은 엔터키 등의 키 배열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키 배열과 차이가 있어 적응하기가 쉽지않다는 점이다. ㄱ자 엔터는 일본 등에서 사용되지만 역슬래쉬 키가 엔터의 왼쪽 하단에 있게 되어 국내 사용자들은 익숙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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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틸 TRON G550키보드의 스위치

아이락스 K10의 경우 상당히 독특한 키감을 가지고 있는 플런저 키보드이다. 텐키리스의 제품으로 별도의 K20 키보드가 출시되어 있다. 이 제품을 써본 사람들은 키감이나 키압 그리고 키캡의 호환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유저들이 공통된 단점을 꼽고 있는데 바로 좌측 윈도우키와 좌측알트키의 크기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좌측 윈도우 키는 일반적인 키보드보다 크고, 좌측 알트키는 너무 작았다. 그리고 스페이스 키의 길이가 줄어들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적응이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일반 문서작업(엑셀 등)을 할 때에 왼쪽 알트키의 빈도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데 따라서 게임을 많이 하는 경우가 아니면 약간 개선해야 할 점이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기계식 키캡이 호환되는 장점은 높이 평가할 만 했다. (물론 K10의 키캡의 모양은 위에서 봤을 때 방패형을 보이고 있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방패형 보다는 그냥 휘어진 사각형에 가까와서 외관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의 이질감을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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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닉스 PBT 기계식 키캡을 끼운 아이락스 K20(요기서 퍼왔습니다)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키캡 장착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투톤 키캡 놀이3

아이락스 K10(K20)과 맥스틸 트론 G550 키보드는 일부 키배열에 적응하기 힘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자체의 품질에 대해서는 호평을 받고 있는 좋은 키보드들이다. 약간의 키배열은 적응하면 되고 예쁜 기계식 키캡을 끼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구입할 당시에는 위의 두 키보드를 고민하다가 비키 스타일의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를 발견하고는 이리 저리 알아봤는데, 그레이 색상과 화이트 색상이 존재하고 차후에 키캡을 별도로 판매한다는 얘기를 듣고 당시에는 화이트 제품이 품절이라 그레이 색상의 제닉스 타이탄 키보드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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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색상의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구입한 이유는 키압이 낮고(나는 손가락 관절이 좀 약한 편이었다.), 키감이 좋으며, 청소 등의 유지관리가 편하고 키캡이 무려 "이중사출 키캡"(PBT가 아니지만...)이었고, 저렴한 가격에도 투톤 키캡을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레이 제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제닉스에서 화이트 키캡을 별도로 판매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고.... 드디어 구매했다.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투톤 키캡 놀이5
▲드디어 왔쪄염~ 화이트 키캡~!!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화이트 키캡'의 제품은 포장부터 포스가 뿜어져 나왔다. 나는 혹시나 무슨 비닐봉다리에 키캡들이 들어있는 그런 식을 상상했었는데 아예 박스포장으로 나오는 걸 보고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키캡제품을 고급스럽게 따로 라인을 잡았다는 건, 제닉스 타이탄 키보드의 차후 바리에이션에도 이 키캡을 똑같이 적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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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입니다. 키보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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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어보면.. 쨔잔...

내용물을 보면 키캡들이 프라스틱 판에 보기 좋게 끼워져 있는 상태였고 이 판때기의 볼트 구멍의 위치 등으로 판단해 볼때 키보드 자체안에 들어있는 부품이라고 생각된다. 혹시 분해해서 이 자체를 그대로 바꿔놓으면 화이트 키보드가 되는 건가? 그러라고 이렇게 해놓았을까? ...라고 생각을 시작한 지 약 5초 뒤에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어짜피 프라스틱 판때기에서 키캡을 분리해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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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게 꼽혀있는 키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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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키캡은 정말 예쁘다.

제품에 동봉된 키캡 리무버를 이용해 키캡을 제거할 때 상당히 힘들었다. 흠집없이 힘을 줘서 제거하기가 까다로왔고 키캡이 제거되지 않고 리무버만 빠져나오면서 키캡의 측면에 스크래치를 남기기 쉬웠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집에 있는 다른 도구를 찾아보다가 아이폰 내장 배터리 교체시 사용했던 프라스틱 끌(?)을 발견하고 두 손으로 하나씩 잡고 조심스레 키캡을 뽑아냈다. (키캡 제거시에는 손을 보호하기 위해 면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스페이스 키는 키보드 본체를 분해해서 스페이스 키에 연결된 두 개의 나사를 제거해야 뽑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스페이스 키를 제거한다면 AS를 받을 수 없게 된다. AS에 문제 없이 스페이스를 교체하고 싶다면 번거롭지만 키보드를 제닉스로 보내서 의뢰해야 한다. (나는 일찌감치 AS를 포기하고 스페이스에 박혀있던 두 나사를 없애버린 후라서 분해없이 스페이스 키를 제거할 수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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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된 리무버를 끼울 때 옆에서 집어넣으면 스크래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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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래치 없이 뽑으려고 두 지렛대로 동시에 뽑는 방법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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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뽑았다..고 생각했는데 화이트 키캡도 판때기에서 같은 방법으로 뽑아내야 하는 걸 잊고 있었다

제거할 그레이 키캡들을 모두 뽑아낸 후에 약간의 윤활제를 가이드 안쪽 면(키캡의 기둥 외면과 닿는 부분)에 발라주었다. 뭐 이렇게까지 안해줘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윤활제가 남아돈다. 쓸 데가 없다.) 그리고 화이트 키캡들을 프라스틱 판때기에서 뽑아내야 하는데 이것도 여간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숫자 2 키캡에 뭔가 심상치 않은 검은 자국이 발견되었는데 아무리 닦아내도 없어지지 않았다. 그냥 둘까 하다가 눈에 보이는 위치라서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차량용 콤파운드를 이용해서 겨우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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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제로 사용하고 있는 신에츠 실리콘 이형제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투톤 키캡 놀이14
▲나는 뽑기운이 없다. 왜냐하면 뽑기운이 없기 때문이다.

투톤 키캡 완성

예상하지 못한 난관들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가면서 제닉스 스톰엑스 타이탄 키보드 투톤 키캡 버젼을 완성하고 나니 뭔가 뿌듯했다. 키캡만 따로 12,000원에 산 것으로 이정도의 투톤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에 상당히 만족한다. 만약 제닉스 타이탄 시리즈의 다음 제품이 나온다면 키캡은 그대로 쓸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왜냐하면 '비키 스타일의 편한 키보드'의 컨셉에 맞는 키배열은 현재 그대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차기 바리에이션이 나온다면 개인적으로는 키보드 상단의 메탈상판의 문양은 없어지길 바란다. 나아가 상단 하단 측면 모두를 클래식하게 직선처리를 한다면 보수적인 디자인이 지배적인 일반 사무용 제품으로도 적합한 디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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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마친 투톤 키캡 키보드와 남은 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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